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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 733 호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선구자, 최현진 교수를 만나다

  • 작성일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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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영

최근 상장된 엔젤로보틱스 초기 책임 연구자 인터뷰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선구자, 최현진 교수를 만나다


  지난 3월 국내 웨어러블 로봇 기업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여 많은 관심과 기대를 얻은 ‘엔젤로보틱스’ 초기 연구자가 천안캠퍼스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해당 회사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면서 언론 매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천안캠퍼스 휴먼지능로봇공학과 최현진 교수님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학우들에게 최현진 교수님과 로봇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3월 18일 실시간 검색어 14위 엔젤로보틱스 (출처: Google 트렌드)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회사가 최근 상장되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처음 회사와 함께했을 때의 심정과 비교해 어떠신가요?


A. 안녕하세요, 저는 공과대학 휴먼지능로봇공학과 교수 최현진입니다. 박사학위 지도교수님과 함께 2017년에 엔젤로보틱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보행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다 2020년 2학기에 상명대학교에 오게 되었습니다.

2017년 창업 후 만 7년여 만에 상장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당시에는 막연한 꿈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니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네요. 제가 상명대학교로 오게 되면서 모든 과정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어느 새 훌쩍 커서 의젓한 성인이 된 것 같은 벅찬 기분입니다.


Q.2. 엔젤로보틱스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엔젤로보틱스는 환자들의 보행 훈련이나 일상 보행을 도와주는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연구실에서 시작된 웨어러블 기술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의 의학적 지식이 결합되어 의학과 공학의 만남으로 생겨난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7년간 차근차근 성과를 이뤄내며 성장했고, 제가 초기개발을 주도했던 엔젤렉스 M20은 여러 병원에 판매되어 많은 환자분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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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젤렉스M20 제품사진 (출처: 엔젤로보틱스)


Q.3. 최근에는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A. 웨어러블 로봇에 필요한 여러 가지 센서기술들은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 정확한 인체정보를 주어야 합니다. 유연한 재질의 힘 센서, 근육센서 등을 활용하여 착용형 동작분석 센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센서로 측정한 인간의 동작의도를 기반으로 하는 웨어러블 로봇의 보조알고리즘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4. 학창 시절 로봇에 대한 관심은 어떠셨나요?


A。로봇은 영화에나 나오는 존재였지 실제로 만나볼 수 없는 막연한 존재여서 ‘로봇’ 자체에 대한 흥미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거나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쓸모없는 잡동사니를 많이 만들었었고, 집에 있는 소형가전들 속이 궁금해서 몰래 분해했다 조립해 보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대학 학부 때는 힘을 받으면 물체가 움직이는 원리가 재미있어서 물리학을 선택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학부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만 해도 기계공학은 여학생이 선택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부 4학년 말에 주변에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졸업프로젝트로 로봇 비슷한 것을 만드는 것을 보고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고, 그때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웨어러블 로봇이라는 분야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웨어러블 로봇’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제 마음에 불꽃이 일어났다고 하면 너무 소설 같은 이야기인가요? (하하) 실제로 그 순간에 시작된 불꽃으로 지금까지 오게 되었고, 아직까지 잘 타오르고 있습니다.


Q.5.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어떻게 개선하고 싶으신가요?


A。 ‘로봇’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은 제가 어떻게 하지 않아도 이제 주변에 성큼 다가와서 청소로봇, 배달로봇, 서빙로봇, 건물안내로봇 등등 일상생활에 깊이 들어온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치료용으로 사용되는 웨어러블 로봇들은 ‘치료기기’라는 인식 때문에 크기가 크고 시끄러워도 거부감이 덜 들지만, 일상생활에서 착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휠체어나 보조기보다 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보행장애가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짐을 옮길 때, 등산할 때와같이 건강한 사람들도 사용하는 개인용전자기기 정도로 웨어러블 로봇이 거부감 없이 익숙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로봇개발자들이 더 가볍고 조용하고 예쁜 로봇을 열심히 만들어내야겠죠.


Q.6. AI 발전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A。로봇제어공학에서도 AI를 적용한 제어알고리즘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AI 개념을 넓게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삶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AI 기술들이 많이 등장했고, 사람들도 빠르게 기술에 적응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ChatGPT가 처음 우리에게 소개된 것이 2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고민하고 대응할 틈 없이 빠른 속도로 삶을 바꾸고 있죠. 이렇게 우리가 인지할 틈도 없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는 인격체가 되어야만 건강하게 살아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Q.7. 요즘 취업을 준비할 때 스펙을 쌓으려고 많이 노력을 하는데, 교수님은 취업 준비를 

위해서 어떤 스펙을 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A。학년에 따라 준비해야 할 내용이 다르겠지만, 정말 ‘취업’이 목표라면 ‘~카더라’ 식 이야기에 어학, 자격증, 동아리 이런 것 하지 마시고 ‘채용정보’를 반드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채용사이트에 키워드 입력해서 나오는 수많은 회사들에서 어떤 ‘직무’를 뽑는지, 그 직무에 필요한 ‘자격요건(필수)’이 무엇인지, ‘우대사항(있으면 좋은 데 없어도 되는 거)’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세요. 회사를 추려보면 반드시 공통으로 필요한 자격요건이 나옵니다. 그것 먼저 채우세요. 연구/개발 분야는 ‘특정 기술에 대한 역량’ 부분이 있을 텐데, 그럼 그 역량을 키울 소규모 개인 프로젝트부터 시작하면서 역량을 키우셔야 합니다. 유튜브, 구글, 네이버블로그 등등 친절한 선생님들이 넘쳐나는 시대이기 때문에 돈 들여가며 학원 다닐 생각 하지 마시고, 별거 아닌 것 같은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보세요.


Q.8. 일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회사에 있을 때는 제가 담당한 실무 업무의 양이 많아 힘든 것도 있었지만, 리더의 자리에서 사람을 뽑고, 관리하고, 성장시키고, 동기부여를 하고, 평가를 하는 일들이 처음이라 어려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그 매일매일이 저에게는 도전이었고,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경험으로 학교에 오니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일잘러’가 되도록 잘 가이드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업무에 대한 지식이나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입니다. ‘모르니까 알려주세요’가 아니라 ‘성장해 가겠다, 이전의 나 보다 나아져야겠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겠다.’라는 마음과, 상대방을 ‘업무적으로’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이런 이야기 하니 잔소리하는 교수님 같네요..


Q.9. 상명대에 교수로 있으시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무엇이며 관련된 일화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많은 학생들을 면담하다 보면, 그때그때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해주곤 하는데, 그 이야기들 중에 어떤 한 가지가 한 학생에게 큰 위로와 응원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졸업할 때 찾아와서 했을 때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뭐라고 제 말 한마디에 누군가 힘을 얻어 살아간다니.. 물론 학기 말에 강의가 유익했다는 피드백도 기분이 좋기는 하고요 (하하).


Q.10. 앞으로 가지고 계신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A。상명대에 처음 와서는 인생에 강의가 처음이라 강의 준비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 조금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제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연구 활동에 좀 더 집중해 보고 싶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성실히 하면 절대 뒤로 가지 않아요. 알게 모르게 내공이 쌓입니다. 얕고 넓어도 좋아요, 잊어버리지 않게 내 것으로 눌러 담아 ‘내공화’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난관이 올 수도 있고, 놀라운 기회가 올 수도 있겠죠. 난관을 헤쳐 나가는 것도, 기회를 붙잡는 것도 모두 이런 소소한 내공이 쌓여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넷에 검색해서 ‘확인’만 하는 지식은 내 것이 될 수 없어요, 휘발성 지식이죠. 반드시 나의 손으로 정리하고 나중에 다시 열어보는 과정을 몇 번 거쳐야 온전히 내 것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좋으나 싫으나 100살까지 같이 가야 할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이해해 가는 청춘 시절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스스로를 혼내야 할 때 잘 혼내고, 응원해 줄 때 응원해 주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 되시기를 바랍니다. 파이팅!


열정과 자부심으로 가득한 인생 선배, 최현진 교수님


  휴먼지능로봇공학과 최현진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로봇 및 AI 분야의 전문가이자 인생 선배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시며 연구와 학생 지도에 전념하고 계셨다. 무엇보다 교수님께서는 상명대학교를 향한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을 보여주셨다. 우리 학우들 역시 교수님의 모습에서 본받아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주변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모범적인 학생이 되는 건 어떨까.

▲ 최현진 교수님 개인 프로필 사진 (출처: 최현진 교수 제공)


한현민 정기자